- 안거의 유래
안거(安居)란 고대 인도의 수행자들이 우기(雨期)인 계절에 유행을 금하고 수행에만 몰두하던 데서 유래한다.
인도의 우기 때는 수행자들이 돌아다니기 불편할 뿐 아니라, 벌레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라 살생을 금하고 자비를 실천하는 불교 수행자들은 이 안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 기간에 수행에 정진하고 수행을 점검하며 수행자들의 화합을 도모하였다.
- 안거의 기간
본래 안거는 우기(雨期) 때 시행되므로 <우안거(雨安居)>라고도 불렸다.
이것이 북방불교에서는 여름 안거 외에 겨울 안거로 이어졌는데, 인도와의 기후차이와 기존의 유행과 탁발 형식의 수행관습에서 사찰에 거주하며 시주를 받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정착했기 때문이다.
음력 10월 보름 다음 날부터 다음 해 정월 보름까지를 동안거(冬安居), 음력 4월 보름 다음 날부터 7월 보름까지를 하안거(夏安居)라 하는데, 그 기간이 90일이므로 구순(九旬) 안거라고도 한다.
여름 안거는 결하(結夏), 하좌(夏坐), 좌하(坐夏) 등으로도 불린다.
동안거를 시작할 때는 '결동(結冬)'이라고 부르고 끝나는 것을 '해동(解冬)'이라고 부른다.
- 안거의 기록
<장아함경(長阿含經)> 2권의 <유행경(遊行經)>이나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39권에 불타(佛陀)가 제자들과 안거 수행한 행적이 기재되어 있다.
<승가라찰소집경(僧伽羅刹所集經)> 하권에는 불타가 45년간 안거 수행한 지방이 열거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에는 흉노(匈奴)나 선비족(鮮卑族) 같은 북방 민족들이 명멸하는 16국시대(서기 304~ 439)에 인도에서 들어왔는데 <십송률(十誦律)>이나 <광률(廣律)>에 안거 수행방법이 자세히 실려 있다 한다.
당나라 때 마조(馬祖)선사가 창건한 총림율사(叢林律寺)가 안거수행을 중시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 이정구(李廷龜)의 <월사선생집(月沙先生集)>에는 송운(松雲)선사, 즉 임란 때의 의병장 유정(惟政)대사를 기리며, "이별한 후에는 지팡이 짚고 읊조리며 어디로 가셨는가/금강산 중향봉에서 동안거 중이겠지(別後吟 向何處/結冬應在衆香峯)"라는 시가 있다.
- 한국불교에서의 안거
한국 불교에서의 안거는 선원(禪院)을 중심으로 행하는데, 참선 수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안거를 시작하는 것을 결제(結制)라 하고 안거를 마치는 것을 해제(解制)라 한다.
여름안거를 삼하결제(三夏結制) 하며 겨울안거를 삼동(三冬結制)라고 하는 데 선원이 아닌 곳에선 겨울 삼동결제 기간 동안 기도를 봉행하는 곳이 많다.
안거기간 동안 선방 스님들은 한 곳의 선원을 택해 일체의 외출을 금지하고, 엄격한 청규(淸規)를 지키며새벽 2~3시부터 밤 9~10시까지 하루 12~14시간 이상 자신이 참구하고 있는 화두를 들며 수행정진을 하게 된다.
또한 법납에 따라 각각 소임을 정해 자치적으로 선원을 운영하며, 초하루와 보름에는 방장, 조실 스님의 상당법문을 듣거나 그간의 공부를 점검 받기도 한다.
해제 일부터 다음 결제 일까지 수행승들은 전국 각지를 구름처럼 떠돌며 덕이 높은 고승이나 선지식을 찾아가 배우는데, 이러한 수행승을 운수납자 (雲水衲子)라고 부른다.
하안거(여름) 음력4월15일~7월15일
동안거(겨울) 음력10월15일~1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