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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자유게시판

6m가는데 15분 걸린 아이



내 아들 노아가 세 살이던 해의 어느 날, 아이와 나는 유치원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아이가 콘크리트 바닥에 반짝이는 자갈 하나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는 가던 길 한가운데 멈춰 서서 그것을 잠깐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소리 내서 웃었다.
곧이어 아이는 바로 옆에 작은 식물이 있는 걸 알아챘다.

작은 잡초가 아스팔트 틈을 뚫고 나와 있었다.

아이는 그 잡초를 가만히 만지더니 또 소리 내서 웃었다.
잡초 뒤로 개미들이 줄을 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아이는 구부리고 앉아서 개미들을 바라보았다.

개미들은 죽은 벌레 한 마리를 옮기고 있었다.

노아는 신기해하며 박수를 쳤다.
그 밖에도 아이는 먼지 뭉치, 녹슨 못, 반짝이는 기름 자국 등을 이어서 발견했다.
15분이 지났지만 우리는 6미터 정도밖에 나아가지 못했다.

나는 스케줄이 바쁜 어른처럼 아이를 데리고 가려 했다.

그러나 아이에게 스케줄 같은 건 없었다.
결국 나는 멈춰 서서 나의 꼬마 선생님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내가 6미터를 가는 데 15분씩 걸렸던 게 언제 일인지를 생각했다.

존 메디나의 《브레인 룰스》에서 인용한 얘기입니다.

아이의 눈으로 모든 것을 보십시오.
호기심이야말로 창조의 본질이자 혁신의 근원입니다.